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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펌] 돌아보는 그, 윤 종 신 2008/04/04
  2. Szerelem, szerelem 2008/03/29

[펌] 돌아보는 그, 윤 종 신

from encycolpedia 2008/04/04 00:23


어느 윤종신의 팬에 의한, 애정이 느껴지는 포스트...
내용도 감동이지만, 그 관심과 애정이 부러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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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는 그, 윤종신





[출처] 돌아보는 그, 윤종신|작성자 열심히


사실 나는 TV를 그다지 열심히 보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중학생 정도 되는 친구들이 윤종신의 이름을 이야기할 때, 사뭇 이질적인 거리감을 느꼈다. 그들에게 윤종신은 웃기는 예능인, 한 때 가수였던, 허나 지금은 어쨌든 성시경의 '거리에서' 작곡가로 기억하는 게 더 쉬운,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실제 출연하는 버라이어티 쇼 속 그의 모습은 웃기다. 위악적이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그 와중에는 재치와 끼의 여력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그의 이런 '예능인'적인 모습을 되새기고자 하지 않는다. 내가 돌아보는 윤종신과의 만남은 조금 더 먼 곳, '텅 빈 거리에서' 즈음에서 출발한다.


동전 두 개를 쥐고 전화박스에서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그 노래를 미성으로 부르던 얼굴없는 가수. 90년대 라디오와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접하던 이들에게, 윤종신의 첫 인상은 이렇듯 얼굴이나 버라이어티가 아니라 목소리와, 노래였다. 당시 비슷한 부류의 뮤지션들이 그러했듯 의도되지 않은 언론 비노출주의, 라디오 리퀘스트, 음반 판매 및 동시대의 이런저런 추억들과 함께 기억되는, 윤종신은 그런 아티스트였다.


또렷한 발음, 선명한 목소리. 어떤날, 유재하, 이영훈 등 80년대의 주요 서정주의 발라드 뮤지션들로부터 맥을 이어 온 그의 음악 세계는 동시대 가요제 출신 뮤지션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견고하게 다져졌다. 정석원의 히트곡들로서 알려지던 2~3집을 지나 자신이 작곡의 전면에 나서며 빠듯한 재능을 과시했던 4집, 유희열과 전면적인 파트너십을 맺은 5~6집과, 군 제대 후 하림을 새로운 조력자로 맞아들인 7집, 그리고 이후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는 끊임없이 현재진행형의 뮤지션이었고, 또 언제나 가수 윤종신이었다. 성실하게 발전의 일면을 내비치는 그의 디스코그라피는 90년대, 유독 앨범을 통해 자신을 대변하던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의 시대를 추억하게 한다. (이 시절, 우리는 발표되는 앨범의 수가 늘어갈수록 한 싱어송라이터의 새로운 일면을 발견하는, 혹은 진화의 과정에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그것은 이제는 멸종된, 혹은 멸종이 가까워진 그런 종류의 즐거움이다.) 이후의 지면은 이런 그의 디스코그라피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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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요제에 도전했으나 본상 수상에 이르지 못했던 그는 교내 가요제에서 인연을 다진 친구의 소개로 정석원을 만나게 된다. 그는 오디션을 거쳐 정석원, 정기원(장호일), 조형곤 3인의 프로젝트 그룹의 데뷔앨범에 객원가수로 발탁된다. 015B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그룹에서, 비록 그는 정식 멤버는 아니었지만 타이틀곡 '텅 빈 거리에서'를 포함해 '저 하늘 위로', '외로운 밤이면' 등 주요 곡들을 부르게 되는데, 라디오 리퀘스트 등을 중심으로 이들의 앨범, 특히 타이틀곡 '텅 빈 거리에서'가 인기를 얻으면서 그 또한 서서히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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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처음 만날 때처럼] 1991


이에 힘입어 그는 이듬해인 1991년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첫번째 독집 앨범을 발매한다. '처음 만날 때처럼'을 타이틀곡으로 한 이 첫 앨범은 '이젠 그댈', '떠나간 친구에게' 등이 간간이 라디오 전파를 탔을 뿐, 015B 때만큼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초기 대학가요제를 지망하던 그 시절, 윤종신의 풋풋한 송라이팅과 때묻지 않은 미성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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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자신의 데뷔앨범은 미지근한 반응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같은 해 발매된 015B의 2집 앨범 [Second Episode]은 전작을 상회하는 인기몰이를 하며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에 기여했다. 015B의 초기 클래식으로 기억되는 이 음반에서 그는 '친구와 연인', 'H에게', '변해간 세월 속에서' 등을 부르며 015B의 메인 객원가수로 그 가창력을 뽐냈고, 이 선방은 그가 이듬해 2집 [Sorrow]를 발매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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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Sorrow] 1992

정석원을 포함해 김형석, 신재홍 등 당대 잘 나가던 작곡가진이 포진한 윤종신의 2집 앨범 [Sorrow]는 윤종신 자신의 참여도는 줄었지만 보다 확실하게 가수로서 그의 장점을 살린 음반이었다. 음반 발매 후 타이틀곡 '너의 결혼식'이 차트에서 선전하며 그의 솔로가수로서의 비상을 알렸는데, 비록 '너의 결혼식'과 같은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윤종신의 깨끗한 음색과 호소력 짙은 창법에 걸맞는 '후회', '이별연습', '내게 다시 돌아올 날 위해' 등 앨범에 수록된 많은 곡들이 라디오 리퀘스트 등을 통해 소소한 인기를 모았다. 사공 많은 배의 문제점인 수록곡들 간의 편차, 구성의 산만함 등은 당시 기획진-작곡가들 주도로 만들어지던 발라드 가수 앨범의 전형이었다고 생각하면 얼추 무리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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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은 015B의 최대 히트작 [The Third Wave]가 발매된 해이기도 했다. (윤종신 관련 소개이므로 이 앨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 015B에 대한 소갯글은 별도로 작성했습니다.) 김태우, 이장우 등이 새로운 객원보컬진으로 가세한 이 앨범에서 그는 '우리 이렇게 스쳐보내면', '수필과 자동차', '敵 녹색인생', '현대 여성' 등에 참여하며 여전한 연대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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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Natural] 1993


1993년 발매된 [Natural]은 윤종신의 음악 세계가 서서히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와중, 그 과도기에 위치한 앨범이다. 이 앨범에서는 서정적인 가사와 어쿠스틱한 편곡이 일품인 (서울대 기악과 학생들이 연주했다는 것이 간간이 인구에 회자되곤 했다) '오래전 그날'이 크게 히트하며 그를 인기 가수의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사실상 그의 초기 히트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Natural]에서 아쉬운 점은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남은 수록곡 간의 편차와,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프로듀싱 맥(脈)의 부재다. 박영미와 함께 부른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외에도 '부담없는 이별', '보답' 등이 간간이 소개되긴 했지만, 이 곡들은 '오래전 그날'이 형성한 애상의 정서를 계승하지 못한 채 애매한 범위 내에서 소비되었다. 하지만 이 아쉬움들은, 이후 2년을 지나 발매된 후속작 [共存]에서 빈틈없이 채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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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앨범 [The Natural Live] 1994


1집부터 3집까지의 수록곡들 중심으로 구성된 라이브 앨범. 수록곡은 그저 아홉 곡이었고 (그나마 한 곡은 interude 비슷한 거) 그의 라이브 앨범이구나... 외에 그리 큰 감흥을 주지는 못한, 그저 그런 기획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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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共存] 1995

3집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프로듀서로, 작곡가로서 자신의 앨범 전면을 진두지휘하게 된 윤종신의 4집 앨범은 그를 '미성의 가수'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재조명하게끔 만든 앨범이다. 전반부의 일관된 복고풍 분위기로부터 시작, 후반부에는 기존 앨범들과의 연결선을 마련하는 식으로 참신함과 절충 사이에 묘를 취한 [共存] 앨범은 그 완성도 면에서 이전 앨범들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앨범에서 윤종신은 익숙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멜로디 라인과 효과적인 사운드 소스의 운용 등으로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과시했으며, '복고풍'으로 규정된 그의 음악 색깔은 이후 8집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까지 일관되게 발견되는 윤종신 음악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어쿠스틱한 악기 구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가사의 '이층집 소녀'에서 타이틀곡 '부디', 'Susie Q'의 한 소절을 따와 만든 디스코풍의 '내 사랑 못난이'까지의 초반 3연타는 프로듀서 윤종신의 역작으로 청자들을 열광시켰으며, 이승환, 김동률, 김돈규, 김종서, 김현철 등 호화 보컬진을 대동한 '아버지의 사랑처럼'에서는 연인들의 흔한(?) 이별 이야기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사랑의 단면들을 관조하며 인상적인 감상의 순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정석원, 박정원 등의 조력진은 장혜진과 함께 한 듀엣곡 'Goodbye', '널 지워버리기엔' 등을 통해 이전 앨범들과의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한 편, 복고풍 일색의 전반부와 묘한 대칭을 이루며 앨범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앨범을 통해 '인기가수'이면서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로까지 본격적으로 인정받은 윤종신은 같은 해 [내일은 늦으리]의 4번째 앨범에 '2005년생 내 아들에게'라는 곡을 수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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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愚] 1996

[愚]는 윤종신이 처음 몇 곡만 같이 작업하기로 했다가 그 섬찟함에 반해 어느새 앨범 전체를 함께 조율하게 되었다는 '광기어린 천재', 유희열과의 첫 작품이다. 예비역 윤종신이 되기 이전의 최대 히트곡 '환생'이 수록된 이 앨범은 다른 앨범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윤종신-유희열 투톱 체제로 만들어졌으며, 보다 공고해진 복고풍의 사운드 스케이프 위에 업템포 트랙과 발라드 곡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완급을 조율했다. 조규찬의 목소리를 절묘하게 활용한 '환생', 끈적거리지 않으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당겨주는 'Club에서'의 그루브나 '여자친구'에서의 구성 등은 둘의 시너지가 정점에 달하면서 나온 결과물들이었다.


이 앨범은 한 남자가 어느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헤어진 다음 새로운 사랑을 희망하기까지의 과정을 성기게 엮은 일종의 '컨셉 앨범'으로도 화제를 모았으며, '너의 어머니'를 기점으로 '아침', '일년', '오늘'로 이어지는 윤종신표 궁상 발라드 3연타는 이후 윤종신의 또다른 전형이 되어 '버려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휴일' 등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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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집 [육년] 1996


사실 이게 정규앨범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후반]이 7집으로 명시된 것을 보면 아무래도 6집이 맞는 것 같다. 아무튼 군 복무 직전에 발매한 이 앨범은 '길', '나의 이십대' 등 신곡 3곡과 다시 부른 그간의 히트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총 트랙수도 9곡밖에 안 되고, 다시 부른 곡들이라고 해서 새로운 감상의 묘를 주는 것도 아니었으며, 결정적으로 선곡기준이 이상 - 나름 대표곡들은 다 들어가 있지만 '부디' 대신 '널 지워버리기엔'이 들어갔거나, '환생'은 아예 안 들어가 있다거나 하는 등 이런저런 기준으로 볼 때 팬 리퀘스트용으로 보기는 조금 힘들다 - 해서 좀 아쉬운 앨범으로 남았다. 아주아주 여유로운 '길'과 상당히 궁상스럽게 자신의 20대를 추억하는 '나의 이십대' 사이의 간극은 지금 들어도 꽤 인상적이다. 역시 군대 가기 전엔 별 생각이 다 드는 법인가.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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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은 군대에서 말년 때 하림이라는 걸출한 인재를 만나게 되고, 그의 전역을 기다려 새 앨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때문에 그의 7집 [후반]의 발매는 1999년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는데, 비슷한 시기 객원가수로 참여한 토이의 4집 앨범 [A Night In Seoul]을 통해서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토이의 가장 큰 히트 앨범으로 기록되는 이 작품에서, 그는 김장훈과 함께 수록곡 '스케치북'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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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집 [후반] 1999


시원한 바람소리, 물소리 등과 함께 여전히 교복과 풋풋한 사랑의 체취가 느껴지는 '보람찬 하루'로 문을 여는 3년만의 복귀작 [후반]은 새로운 파트너 하림과의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하림은 타이틀곡 '배웅'이나 '선물' 등을 통해 '환생', '길'로부터 이어지는 윤종신식 '복고' 코드를 훌륭히 구현함은 물론, '머물러요', 'Lucy' 등 기존 윤종신식 발라드를 스탠다드 팝과 R&B 등과 접목하고, '우둔남녀', '이별을 앞두고'와 같은 정통 가요 발라드까지 무리없이 소화하는 등 폭넓은 스타일 운용으로 윤종신의 성공적인 재기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하림이라는 새로운 인재를 통해 다시 생기를 찾은 멜로디에 한결 느긋해진 목소리, 완연히 자기 캐릭터를 찾은 일관된 가사에 이르기까지 윤종신은 서포터의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면서도 앨범의 주권을 놓지 않는, 앨범 아티스트로서의 효율적인 프로듀싱 사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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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집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2000


앨범 발매를 전후해서 그가 오랫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이야기가 함께 들렸다. 그래서일까. 그 어느 때보다도 이 앨범에서는 헤어짐이라는 '현상'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과 묘사가 두드러진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된, 제목 그대로의 주제로 이어지는 이 앨범에서 그는 앨범의 총 프로듀서로서 다시 단독의 키를 잡는다. 유희열의 피아노 연주곡 '희열이가 준 선물'에 이어 담백하게, 혹은 서늘하게 시작하는 '모처럼'까지는 여전한 윤종신 식의 진행이지만, 이어지는 'Why', '잘 했어요' 등에서는 그간 볼 수 없었던 과장된 감정의 표현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조금은 낯선 균열이 그의 정규 앨범 중 가장 긴 러닝타임을 기록한 이 앨범의 끝까지 색을 바꿔가며 계속된다.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는 풍성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그 흐름의 과정에 있어 다소 산만한 앨범이다. [愚] 때 보여줬던 일종의 정서적 흐름을 17트랙으로 빡세게 반복학습시켜 주는 이 앨범은, 'Why'의 처절함과 '여행을 떠나요', '오!이 밤을' 등의 북적거림, '단비', 'Annie'의 담백한 사랑 이야기를 지나 '버려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의 감정 정리로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愚] 때와 달리 다소 비약적으로 느껴진다. 개별 트랙들은 분명 인상적인 훅을 전해주지만 챕터 형태를 통해 강제로 묶어 전개되는 앨범의 흐름은 몇 장의 EP를 이어 붙인 듯 하며, 비슷한 성향의 곡들을 이어붙이다 보니 개별 곡들에 대한 인상도 상대적으로 감퇴되었다. 프로듀서로서 분명하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마음은 백분 이해하겠지만, 조금은 그 욕심을 덜어내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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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외적으로 8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8집을 전후로 해서 윤종신은 서서히 뮤지션으로서, 혹은 그 이상으로서 자신의 보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각종 매체에의 노출 빈도를 높여가면서 노총각 가수 4인방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 그는 이현우, 윤상, 김현철과 함께 [4색동화]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내는 한 편 김광석의 트리뷰트 앨범과 내추럴의 1집 앨범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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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집 [그늘] 2001


Accoustic Summer라는 부제와 함께 발매된 윤종신의 9번째 앨범은 시원한 표지만큼이나 지향하는 바가 뚜렷한 컨셉 앨범이다. 해마다 여름을 불사르는 댄스 앨범들의 요란한 레이브 전자음과 삐약삐약 고음 보컬은 없지만, 윤종신은 대신 경쾌한 브라스 세션이나 적당한 리듬 프로그래밍, 익살스러운 주제 등을 능청스럽게 섞어 한가하면서도 적당히 소란스러운 여름용 앨범을 만들어냈다.


전반부에 보여주는 과감한 일탈적 어프로치로부터 뒤로 갈수록 서서히 발라드 가수 윤종신의 본연을 보여주는 구성 측면에서 보건대 사실 [그늘]은 4집 [共存]과 어느 정도 맥이 닿는 앨범이기도 하다. 느긋한 여백의 미와 함께 출발하는 오프닝 '그늘'을 지나 '시원한 걸', '팥빙수', '고속도로 Romance'에 이르기까지 윤종신은 '환생'이나 '내 사랑 못난이' 때의 옛스러움을 걷어낸 자리에 댄서블한 비트와 각종 효과음, 장난끼 가득한 가사 등을 동원해 위악적이지 않은 즐거움을 주조해낸다. 전형적인 윤종신 발라드 '바다 이야기'를 통해 한숨 돌린 다음 다시 '바캉스 매니아'를 위치시키는 식으로 적절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구성도 인상적이다.


흥겹고 요란한 모습으로 '이런 것도 한다'는 걸 보여주긴 했지만 윤종신의 장기는 단연 발라드고, 앨범 후반부에 수록된 '수목원에서', '9月', '보고 싶어서'의 3연타는 앞부분의 살짝 들뜬 마음을 정리해주며 차분히 앨범을 갈무리한다. [그늘]은 이렇듯 그간 '궁상', '슬픈 발라드', 혹은 '환생' 등의 복고풍 노래 등으로 카테고리화되던 윤종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앨범이면서, 이후 다양한 번외작업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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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이후 그는 정말로 바빠진다. 본디 영화를 좋아했다는 말마따나, 윤종신은 우선 영화음악 감독으로서 외도를 시작했다. 2002년 개봉된 [라이터를 켜라]의 O.S.T는 윤종신의 크레딧을 꽤 크게 걸고 발매된 그의 첫 참가작이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꽤 충격적이었던 '담배 한 모금'을 직접 부르는 한 편 이근호, 유희열 등과 함께 영화의 스코어들을 작곡하며 첫 신고식을 치른 그는 같은 해 [연애소설]의 사운드트랙에 '몇년이 흘러'를 부르며 참여했으며(음악감독은 아님), 전영록의 트리뷰트 앨범에도 참여했다. 아, 2001년 하림의 데뷔앨범 프로듀스도 잊으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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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에도 그의 활동은 계속되었다. [라이터를 켜라] 감독의 차기작 [불어라 봄바람]에서도 O.S.T를 담당한 그는 'With you'(김광진이 노래에 참여), '불어라 봄바람', '사랑해봐요' 등의 곡과 스코어를 작업했으며, 무려 배우로도 직접 출연한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의 사운드트랙도 총괄 담당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비록 영화는 그닥 흥행치 못했지만) 김연우, 조원선, 이규호, 유희열, 이가희,하림 등의 참여로 빠방했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O.S.T는 그 해의 가장 인상적인 사운드트랙 중 하나였다.  같은 해 이정선 트리뷰트 앨범에도 참여, '우리네 인생'을 불렀다. 그리고 2004년, 그는 시트콤 [논스톱 4]의 교수님이 되어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 좀 어색하지만 예능인으로서의 끼를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브라운관에 안착한 그는 [논스톱 4]의 사운드트랙에도 참여했으며 직접 '고백을 앞두고'를 부르기도 했다. 아, MBC에서 [두시의 데이트] DJ로 활동을 시작한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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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그의 활동은 드라마 [불량주부] O.S.T로 시작되었다. 김도향, 정훈희 등 중년의 가수들과 함께 한 이 앨범은 스코어 모음집보다는 보컬 앨범에 더 가까운 작품이었는데, '시간', '그댄 여전히 멋있는 사람' 등의 곡을 부르는 두 중년가수의 목소리가 사뭇 인상적으로 곡과 싱크로되는 앨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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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집 [Behind the smile] 2005


가수보다 예능인 쪽에 더 가까워지는 듯 했던 윤종신이 다시금 뮤지션으로서 무게중심을 잡은 [Behind the smile]은 10집 가수로서의 관록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지난 전형들 속에서 풀어내며 다시금 프로듀서로서, 작곡가로서의 역량을 과시한 작품이다.


여전한 윤종신 발라드 '휴일'은 여전히 한가하고, 듬성하며, 또 일견 서늘하다. '모처럼', '그늘'에 이어 거듭 머릿곡으로 미는 것을 보면 일종의 고집으로 보일 정도. 클래지콰이와 함께 한 부담없는 '오늘의 날씨'의 가벼움을 지나 펼쳐지는 'No schedule'의 담백한 궁상, 'You are so beautiful'의 (하림 없이도 하림스러운) 여유로움, '몬스터'의 거친 질감까지는 모두 윤종신 발라드라는 공통의 분모 속에서 변주된다. 타이틀곡인 '너에게 간다'의 드라마틱한 전개를 지난 다음부터 앨범의 흐름이 다소 헐거워진다는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서른 너머... 집으로 가는 길'이 차분히 뒤를 받친다.


이 무렵 새 앨범을 들고 나왔던 다른 중견 뮤지션들은 당시의 조류에 무리하게 자신의 음악을 끼워맞추는 식으로 새로운 팬층과 소통하려 했었고, 몇 번의 안 좋은 실례(實例)가 이어지자 곳곳에서 '대한민국 음악신에는 허리층이 없다'는 자조섞인 한탄이 뒤숭숭하게 퍼졌었다. 때문에 더더욱, 윤종신이 [Behind the smile]을 통해 보여준, 자기 음악 스타일에 대한 확고한 태도와 앨범 아티스트로서의 조율의 미덕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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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의 음악 작업은 히트곡 작곡가로(성시경부터 슈퍼주니어까지 참여 범위도 참 다양하다), [옛사랑 2] 등의 컴필레이션 앨범 참여로 계속되고 있다. 올해에는 정규 11집 앨범도 나올 예정.







[출처]
돌아보는 그, 윤종신|작성자 열심히






 




Annie
내 사랑 못난이

윤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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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4 00:23 2008/04/0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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